밀어내면 다가오는 불면증 해결을 위한 노력들

<극뽁 시리즈>vol.1 불면증의 두 번째 글로 돌아왔습니다. 첫 번째 글에서는 불면증의 원인과 증상에 대해 얕은 수준으로 알아봤습니다. 1편에서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의학적 전문가가 아닌 여러분들과 같은 불면증으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입니다. 불면증과 멀어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쌓은 경험들을 여러분과 나누기 위해 <극뽁 시리즈>를 시작했죠. 오늘은 불면증 해결방법을 찾으며 시도했던 것들을 슬쩍 공개해 보려고 합니다. 성공담과 실패담 혹은 그 중간에 애매한 것들까지 모두 담았습니다.
Jun 27, 2024
밀어내면 다가오는 불면증 해결을 위한 노력들

불면증 해결?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1편에서 짧게나마 불면증을 겪을 시 시도하는 격한 운동과 음주에 관한 오해를 잡아드리고자 했습니다. 저 또한 불면증 초기에 운동과 술을 가장 먼저 시도해 봤을 만큼,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또한 가장 빠르게 시도해 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말이죠.

밤을 지새우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 싶어 시도했던 다양한 방법들이 저와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모든 방법이 모든 사람에게 다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힌트를 얻으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 ❌

대학생 때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갔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미국에 가보니 저의 영어 실력은 형편없었으며, 미국 친구들은 슬랭과 숙어를 정말 많이 썼고, 다양한 인종만큼 다양한 영어가 존재했기에 1분1초가 극한의 스트레스였습니다.

돌아서면 배고팠던 것과 달리 매일 밤 잠자리에 누울 때마다 잠에 들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수면유도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어 술과 함께 마시기도 했는데, 정말 위험하니 이런 행동은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당시 저는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생각이 뇌를 거치지 못하고 행동했으니 말입니다. 덧붙이면, 술과 수면유도제를 함께 복용할 경우 다음 날 아침 세상 최악의 기분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몽롱하고 멍한 것은 기분이고 말이죠.

수면 안대 🔺

빛을 차단해 주는 수면 안대는 암막 커튼을 싫어하는 저에게 차선의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안대를 착용하는 게 너무 걸리적거리고 불편해서 잠에 들기도 전에 벗어버리는 이슈로 효과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100번 시도해도 되지 않는 것은 존재합니다.

독서 🤔

이상하게 밤에 독서를 하면 잠이 안 오지만 낮에 독서를 하면 잠이 솔솔 옵니다. 이 정도면 그냥 밤을 거부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한데요. 최근 이북 리더기를 구매해 밤마다 침대에 누워 책을 읽는데 너무 잘 읽힙니다. 덕분에 벌써 작년보다 책을 배로 읽은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불면증 해결

산책 ⭐️

산책은 불면증을 떨쳐내기 위해 가장 즐겨 했던 것 중 하나입니다. 필수 해결책은 아니지만 산책을 하다 보면 잡생각도 사라지고 건강해지는 기분까지 들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많으면 1만 5천 보에서 적으면 7천보까지, 집주면 큰도로를 걸으며 바람을 느끼고 달을 감상하고 꽃향기를 맡으며 나를 괴롭히는 잡념보다 사소한 행복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핸드폰을 최대한 보지 않고 노래보다 주변 소음과 생활 소리를 들으려고 했습니다. 불면증 해결에 대해 지인들이 물어보면 언제나 가장 먼저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요가 ⭐️

1편에서 격한 운동보다 가벼운 요가 또는 스트레칭을 잠들기 두 시간 전에 해주는 것이 수면에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기억나시나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긴 했지만 이는 제가 직접 효과를 보기도 했기에 꼭 공유드리고 싶었습니다. 저는 한창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힘들 때 요가원을 다녔습니다. 운동에 흥미를 느낀 적은 처음이라 집에서도 자기 전에 꼭 간단하게 요가를 했죠. 요가를 하기 전보다 훨씬 잠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아 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매트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든 쉽게 요가를 할 수 있으니 여러분도 꼭 시도해 보시길 바랍니다. 꽉 막힌 혈관이 조금씩 뚫리는 기분까지 듭니다.

아이 필로우 ⭐️

요가를 하면서 알게 된 아이템 중 가장 잘 사용하는 것은 바로 ‘아이 필로우’입니다. 한 시간 동안 다양한 아사나를 수련하고 깊은 이완 단계로 들어가는 사바아사나에서 아이 필로우를 사용할 때가 종종 있는데요. 처음 아이 필로우를 눈 위에 올렸을 때 누군가 저를 꼬옥 안아주는 느낌이 들었던 순간은 잊을 수 없습니다. 따스함이 눈에서 출발해 발끝에 도달했을 때에 몸속의 독소와 피로가 싹 빠진 것 같았죠. 그 뒤로 아이 필로우를 구매해 눈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여 두통이 심할 때마다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끔 생리통이 심할 때에도 배에 올려주면 몸이 노곤노곤해지고 약 없이도 생리통을 견딜 수 있습니다.

아로마 테라피 🔺

개인적으로 향이나 몸에 바르는 제품을 통해 불면증을 치유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 사람으로서, 아로마 테라피까지 시도했을 정도면 ‘정말 간절했구나’ 싶습니다. 밤마다 라벤더 오일을 캐리어 오일과 혼합하여 몸에 발라 천천히 마사지를 해주니 기분은 좋지만 불면증 해결에 좋은 효과는 딱히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음 진정을 위해 여전히 일주일에 두 번씩은 꾸준히 발라주고 있습니다. 마음의 휴식도 중요하니까요.

각종 차 마시기 🫖

수면에 좋다는 각종 차는 섭렵해서 마셔본 것 같습니다. 가장 유명한 카모마일, 라벤더, 루이보스, 대추차, 오미자차, 발레리안 루트… 하지만 이것도 마시고 저것도 마시면서 들었던 생각은 ‘도대체 차는 왜 이렇게 비싼 건지 모르겠다’였죠. 가격은 비싼데 불면증에 이렇다 할 효과도 없는 것 같고 차를 마시는 것이 노동처럼 느껴져 오래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불면증 해결

중요한 건 집착하지 않는 마음

여러 시도를 해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면 바로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는다고, 요가를 한다고 해서 오늘부터 당장 바로 잠에 들고 숙면을 취할 거라는 ‘기대심’과 ‘결과’에 연연한다면 앞으로 편안한 밤은 없을 것입니다. 과거에 저 또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데 왜 여전히 잠을 못 잘까?’라는 생각이 압도적으로 뇌를 지배해 두 배로 스트레스를 받고 좌절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거기에 공황장애와 우울증까지 더해져 삶의 이유를 갖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는데요. 상담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천천히 안정을 찾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놓는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결코 쉽지 않지만 오늘의 노력이 쌓여서 빛을 볼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당연히! 그 빛이 손톱만큼 작아도 괜찮으니 포기하지 마세요.

이렇게 두 번째 <극뽁 시리즈> 글을 마칩니다. 다음에도 공감되고 도움이 될만한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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